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왔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연구들은 설교학적인 연구라기보다는 다른 연구분야의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설교연구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예를 들어, 성서신학자나 조직신학자의 영산 설교연구는 그의 설교 자체를 연구하려는 목적보다는 성서신학 또는 조직신학의 주제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그의 설교를 분석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런 연구들 가운데 설교학적으로 전문적인 연구와 논의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도 설교학적인 측면에서 영산의 설교에 대한 매우 유의미한 연구결과들도 존재한다. 이 단락에서는 그런 측면에서 영산의 설교를 연구한 몇몇 설교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운용 교수의 연구
영산의 설교를 연구한 학자들 중에 가장 먼저 장신대의 김운용 교수의 연구가 주목할만하다. 그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북미 설교학 이론과 방법론을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자신의 논문 “‘이야기의 혁신성’의 관점과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돌입’이라는 관점에서 본 영산 조용기 목사와 설교, 그리고 미래를 위한 함의(含意)”에서 김 교수는 영산의 설교세계를 이해하는 특징적인 내러티브와 그 중심 주제에 대해 고찰한다. 그는 영산 설교의 내러티브는 그의 젊은 시절의 고난과 아픔과 치유 경험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진단한다. 즉, 영산의 내러티브는 “질병으로 인한 위기 경험,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통한 치유 경험, 그로 인해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 회심과 소명을 발견하게 되는 회심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영산의 개인적인 회심과 치유 경험은 이후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의 절망적인 삶과 만나면서 그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로 발전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영산의 설교는 그의 삶과 청중의 삶의 만남이요, 이를 통한 “회중의 발견이며, 그들의 삶의 발견이었고, 그의 내러티브의 재구성이었으며, 평생 전했던 메시지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심두진 박사의 연구
영산 설교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심두진 박사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영산설교: 부흥을 이끈 설교의 眞髓』에서 폭넓게 영산설교를 분석해 놓았다. 그의 저서가 가치있는 이유는 영산의 설교를 시대별로, 주제별로 심도있게 분석해 놓았기 때문이다. 심두진 박사에 따르면 영산의 설교는 시대마다 변화를 거듭해왔다. 개척 초기로부터 1970년까지 영산의 설교는 주로 치유의 역사를 선포하고 청중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이 시기 영산의 설교는 “성령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강조하였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계최대의 교회로 성장하시기 시작했고, 영산 역시 위로와 희망을 주는 목회에서 창조적 목회로 목회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설교 역시 긍정의 메시지에서 창조적 메시지로 변화되었고, “긍정적 메시지를 기반으로 역동적인 창조적 역사를 이루어 나가자는 메시지”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한편 심두진 박사는 영산의 설교를 ‘케리그마 중심의 설교’라고 정의한다. 사실, 영산의 설교를 케리그마적 설교라고 정의한 학자들은 심두진 박사 이전에도 있었다. 심두진 박사가 자신의 저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김홍근 교수는 물론 신문철 교수와 이미아 박사 역시 영산의 설교를 케리그마적인 설교라고 정의한다. C. H. Dodd의 케리그마 연구를 근거로 심두진 박사는 초대교회의 설교는 케리그마를 중심으로 3가지 요소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첫째, 구약성경의 예언이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예수님의 생애와 죽음, 그리고 부활과 높임 받으심을 역사적 정황으로 설명하려 한 것이다. 셋째,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 사함을 받으라는 것이다.” 심 박사는 이 케리그마가 초대교회 설교의 중심 메시지였으며, 영산의 설교가 철저히 이런 케리그마에 근거한 설교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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